본문 바로가기
일본기담/미쓰다 신조

[책 리뷰] 미쓰다 신조의 '사관장': 가문의 비밀을 파헤치다 (1)

by SpiderM 2024. 6. 2.
반응형
SMALL

미쓰다 신조의 '사관장'은 신비롭고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으로,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보낸 하쿠미 가문의 기이한 전통과 의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소설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 회상으로 시작하여, 성인이 된 후 가문의 장례 의식에 참여하면서 겪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통해 진행됩니다.


 

오래된 장송의례

 

미쓰다-신조-사관장
사관장

 

1. '그것'이 스믈스믈 기어 나온다

 

작품의 초반부는 주인공이 하쿠미 가문에서 보낸 나날들을 회상하며, 그 시절의 불가사의한 사건들과 마주합니다. 이는 독자에게도 미스터리한 경험을 제공하며,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가문에 전해지는 오래된 이야기들과 전통적인 장례 의식에 대해 배우며, 이를 통해 죽음과 삶의 경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갑니다.

 

'금단의 방'이라고 할 수있는 햐쿠미 가의 그 불길한 곳에 들어갔던 게 몇 살 때더라. 정확하게 말하자면 금단의 '방'이 아니라 금단의 '별채'이지만...

 

그에 비해 교토 시에서 나라 현, 그리고 다우 군으로 들어와 다오 초에 다다를 때까지 내가 처음으로 '여행'했다고 할 수 있는 그날은 상당히 또력하게 기억난다.

 

그 천 조각 같은 물건이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다. 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의아해하며 시선을 모으자 발이 보였다. 기모노 무늬는 기억나지 않는데 어둠 속에 똑똑히 떠오른 새하얀 그 발만은 지금까지도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발이 스르르 움직였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지 안 닿는지 모를만큼 묘하게 발을 놀려 걸음을 옮겼다.

 

"네 새어머니다." 아버지가 말했다.

 

가문의 장례 의식에 참여하기 위해 하쿠미 가로 돌아온 아버지와 아들. 이때부터 소설은 더욱 긴장감을 높이며, 주인공이 가문의 비밀을 파헤치고, 가족의 역사와 연결된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의식 도중에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은 주인공을 더욱 깊은 미스터리 속으로 이끕니다.

 

나는 그 곳에서 계절을 보내고 있었다. 집 연결 통로 너머에는 조그마한 집이 따로 있었다. 햐쿠미 가에서도 거기만 다른 공간으로 느껴지는 별채가 외롭게 서 있었다.

 

감히 다가가지 못하던 나는 그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연결 통로 중간쯤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연결 통로를 다 건너자 그 앞에 어둑어둑한 짧은 복도가 나타났고 축축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어둠에 익숙해지자 왼편의 장지문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대담하게도 안쪽 장지문에 손을 대고 열었다. 안은 다다미 여덟 장 크기의 방이었다. 방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

 

'스으웁'

 

희미한 소리, 하앗앗..

 

방 안에 아무도 없는데 무슨 기척이 분명히 느껴졌다.

 

어린 주인공이 본가, 배다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교토의 본가로 가 겪게 되는 이상한 이야기의 도입 부분입니다. '경야'라고 하는 죽은 자의 혼을 위로하는 날 부터 매장하는 날까지 겪게 되는 기묘한 이야기로 읽는 내내 섬뜩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통 일본 장례의 절차

혼부르기 주위 사람들이 고인의 이름을 부르면서 육체로부터 분리되려는 혼을 되돌아오게 하고자 한다. 이...

blog.naver.com

 

2. 그 방에는 누가 있었단 말인가?

'사관장'은 미쓰다 신조 특유의 서술 방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공포와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선사합니다. 작가는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하여, 독특한 분위기의 이야기를 창조해냅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일상과는 다른, 기묘하고 신비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소설은 또한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섬세하게 탐구합니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 가족 간의 복잡한 관계, 그리고 죽음을 둘러싼 두려움과 호기심이 깊이 있게 그려집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야기에 더욱 풍부한 층위를 더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등장인물들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높입니다.

최종적으로 '사관장'은 가문의 비밀을 밝히고,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가문의 전통과 의식이 자신의 삶에 미친 영향을 깨닫고, 개인적인 해방과 성찰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소설은 이러한 여정을 통해, 죽음과 삶, 전통과 현대, 개인과 가문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처럼 '사관장'은 미쓰다 신조의 섬세한 필치와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독서 경험을 제공합니다. 소설은 단순한 공포 이야기를 넘어서, 인간의 내면과 감정, 가문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이야기를 선사합니다.

 
사관장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 세 번째 편『사관장』. 다섯 살이 된 ‘나’는 아버지와 함께 아버지의 본가인 햐쿠미 가문으로 돌아온다. 햐쿠미 가는 산간 시골 마을의, 그 명망과 함께 전통 있는 오래된 집안으로 무언지 모를 비밀에 싸여 있다. 첩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나’는, 어느 날 불길한 분위기가 감도는 당집 백사당(百蛇堂)에 들어갔다가 정체 모를 ‘그것’이 스멀스멀 다가오는 공포 체험을 한다. 얼마 후 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햐쿠미 가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장례의례가 치러지게 된다. 의례가 치러지는 도중, 상주로서 백사당에 들어가 있던 아버지가 밀실 상태인 그곳에서 홀연히 사라지고 마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지나, 성장한 ‘나’는 새어머니를 병구완하기 위해 다시 햐쿠미 가로 돌아온다. 새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일찍이 아버지가 그랬듯 ‘나’ 역시 새어머니의 시신과 함께 백사당에 머물게 되는데…….
저자
미쓰다 신조
출판
한스미디어
출판일
2014.12.22

 

 

오랜만에 연재를 하는군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Bestsellers

 

www.aliexpress.com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