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야마시로 아사코의 단편집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 상실과 재생을 통한 호러 여정

야마시로 아사코의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인 공포와 슬픔을 '상실'과 '재생'이라는 주제로 바라본 단편집입니다. 이 책은 여덟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는 호러 소설답게 기묘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마시로 아사코가 오쓰이치라는 필명으로도 알려진 작가의 국내 두 번째 출간작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단편집은 독자들에게 오쓰이치의 매력을 잔잔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작가의 필명은 4개, 본명은 오쓰이치 (을일)이며,

팔방미인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 야마시로 아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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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로 아사코의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은 여러 단편을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 중 한 단편에서는 전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덤불 속에서 외톨이 동급생 미즈노 후코를 만나게 됩니다. 이 외에도 각기 다른 배경과 상황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여, 상실과 재생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이야기들을 전개합니다. 각 단편마다 주요 인물들이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묘한 현상을 경험하고, 그것이 결국 치유가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1. 전학생 '나': 한 단편에서는 전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덤불 속에서 외톨이 동급생 미즈노 후코를 만나게 됩니다.

2. 미즈노 후코: '나'와 만나게 되는 외톨이 동급생으로, 그녀의 이야기가 단편의 중심을 이룹니다.

3. 유령을 경험하는 인물: 평온해야 할 집에 낯선 유령이 계속 나타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4. 딸을 낳은 여성: 자신이 열 달 동안 품고 낳은 딸이 과거에 따돌렸던 소녀와 똑같은 모습과 행동을 보이는 여성이 등장합니다.

5. 무전기의 목소리를 듣는 인물: 죽은 아들의 목소리가 건전지도 들어있지 않은 무전기에서 나오는 것을 경험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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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한 이야기에서는 평온해야 할 집에 낯선 유령이 계속 나타나고,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 열 달 동안 품고 낳은 딸이 과거에 따돌렸던 소녀와 똑같은 모습과 행동을 보이는 등, 등장인물들은 자신들이 어딘가 이상해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묘한 현상은 무언가를 상실한 이들에게 위로가 되지만, 동시에 불행한 일이기도 합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었던 기묘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호러라고는 하지만 결국 치유가 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작품은 다크하면서도 때로는 잔혹하고 섬뜩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황량한 겨울 대지를 거니는 머리 없는 흰색 닭과 소녀의 이미지는 마치 환영처럼 보이기도 하며, 이는 야마시로 아사코 특유의 서사적 기술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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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에는 내게 이렇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아기를 낳지마. 우리처럼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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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자각한 건 둘째 날 밤이었습니다. 전처와 딸을 생각하며 이불 속에 누웠죠. 까무룩 잠이 들려는데 따뜻해진 발끝에서 간지러운 감촉을 느꼈습니다. 보리 이삭이 발가락을 스치는 것처럼 간질간질하더군요. 공중그네에 앉아 보리밭 위를 지나가며 늘어뜨린 발에 이삭이 닿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그야말로 껄끔껄끔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피부 신경을 자극하더군요. 놀라서 이불을 젖혔죠. 볕에 말릴 때 보리 이삭이 바람에 날려와서 붙었나 싶었어요. 하지만 불을 켜고 확인해도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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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인생이지만 하나같이 축복과 비애로 가득하다. 든 필름이 별처럼 반짝여 내 가슴을 가득 채웠다. 영상이 끝날 때마다 나는 운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죽은 자의 나라로 떠나는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아이들아, 잘 자요.
사람들아, 잘 자요.
잘 자요, 편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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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나가 가오루에게.

오랜만이야, 나 기억나? 고등학교 때 자주 같이 놀았던 유키에야 하지만 네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편지를 쓰기로 했어. 꼭 알리고 싶은 게 있거든. 한편으로 너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해. 만약 그렇다면 모르는 편이 낫겠지. 우리는 이쿠타메 요리코에게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저질렀어. 하지만 넌 조금 거리를 두었잖아. 내 아이를 죽인 후에야 두 사람도 그랬다는 걸 알았어. 요리코가 우리에게 복수하는 거겠지. 너희는 사랑하는 사람을 품에 안을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거야. 너도 우리랑 똑같은 일을 당할지도 몰라. 그럴까봐 걱정돼서 편지를 보낸다. - 후지야마 유키에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감정인 공포와 슬픔을 상실과 재생이라는 주제에서 바라본 여덟 편의 소설을 담은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현대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기기묘묘한 일들을 절제된 문체로 담담하게, 그래서 더 애절하게 그려내면서도 핏빛 어린 잔혹함과 섬뜩한 반전, 기괴스런 서스펜스와 유머러스함까지, 호러라는 장르에서 오는 모든 빛깔의 공포를 만끽하게 해준다. 심령 현상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라는 아이러니와 본격 미스터리의 추리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제목의 유래와 의미를 깨닫는 순간 독자는 단순한 공포 너머에 자리 한 짙은 상실의 비애를 감지하게 된다. 죽은 자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인사와도 같은 이 책은 소중한 사람과 헤어지는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슬픔을 그리면서도 빛으로 향해가는 희망적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며, 책장을 펼치는 순간 마음 한구석을 오래도록 사로잡는 투명하고 아스라한 감성의 서정 호러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든다.

저자

야마시로 아사코

출판

작가정신

출판일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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