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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담

미야베 미유키 사라진 성 (2)

by SpiderM 2024.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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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미야베 미유키의 사라진 성 두 번째입니다. 신이 주은 고성의 데생의 비밀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하는 단계로 접어듭니다. 하지만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고 말죠. 그 그림 속에 들어가고 싶은 신은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넣지만 오히려 죽을 뻔합니다. 그래서 현실과 똑같은 자신의 모습을 그려줄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를 찾게 됩니다.


 

미야베-미유키-사라진_성-02
숲속의 벤치

 

 

'시로타다.'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여자애다. 시로타 다미미. 저 녀석도 포스트 수험생이다. 그러나 나보다 더 좋은 학교에 붙었다.

 

하지만 시로타는 미움을 받는 아이였다. 성적은 좋았지만 붙임성은 고사하고 선생님을 째려보는 눈빛으로 선생님들도 오해를 많이 하는 학생이다. 그러니 친구들은 오죽하겠는가. 녀석의 생활기록부에는 분명히 이런 글이 써져져 있을 거다. '협조성이 부족합니다.'

 

왕따인 시로타는 입이 무거울거다.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들려줄 친구가 없으니까.

 

신은 계획을 짜서 그녀에게 접근하기로 했다. 그녀의 동향을 따라가 보기로 한 것이다. 거의 미행이다.

 

주가 바뀌어 수요일이 되었다. 아직 선생님은 교실에 오지 않았고 신은 가방을 챙겨 살그머니 교실을 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시로타는 땅만 보고 걷고 있다. 키가 신보다 10 센티 더 크다. 마른 체격에 뼈가 불거져 있어 허수아비 같다.

 

시로타는 근처 성터 공원으로 갔다. 공간은 넓지만 잡목림과 식수림이 있는 녹지로 산책로가 있고 놀이기구나 체육 시설은 없다. 시로타는 좁은 길을 올라 언덕 꼭대기로 가서 벤치에 걸터앉았다.

 

시로타는 천천히 가방을 열더니 스케치북과 필통을 꺼냈다.

 

'뭐야, 그림 그리러 온 거야.'

 

벤치에서 뒤로 5 미터 정도 떨어진 신이 갑자기 기침을 했다.

 

그 순간 시로타가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뒤를 돌아다보고 말을 못 하고 만다.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신은 고성 그림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며 말한다.

 

"이거, 좀 더 자세히 봐주지 않을래?"

 

그러나 시로타는 아무런 답도 없이 귀찮다는 듯이 그냥 슬쩍 들여다본다.

 

"그냥 데생."

 

말도 짧다. 

 

"그러지 말고 자세히 봐줘."

 

시로타의 손이 데생의 아랫부분을 잡았다. 그녀의 야윈 어깨가 움찔 튀어 올랐다.

 

"방금, 그.. 그거 뭐야?"

 

"혹시 시로타, 그림 속에 들어간 느낌이 들었어?" 신이 말했다.

 

"무르겠지만 분명히 이 그림 평범하지 않아." 신은 입을 다물었다.

 

그 자리엔 벤치와 신, 그리고 시로타뿐, 아무도 없었다.


 

시로타 다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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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다녀왔어." 시로타는 말도 없이 턱으로 앞의 은행을 가리켰다.

 

그 둘은 '이 달의 스케치 광장'으로 갔다. 산책로 입구에 입간판이 서 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로타의 소개로 이 둘은 다음 날 다시 여기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여기라면 딱이야."

 

신은 가방을 열고 클리어파일에 끼운 고성의 스케치를 꺼냈다.

 

"산제비, 어디다 그릴 거야?" 고성을 노려본 채 시로타는 말했다. "이쯤에 가느다란 가지가 그려져 있어. 이 가지에 앉게 할 생각이야."

 

그런데 시로타는 이 그림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저주일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저주일지도 몰라. 뛰어난 그림에는 주술적인 힘이 있거든." 남들이 들을까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나는 당장 시험해보고 싶어!" 신은 외쳤다. "너도 그런 거 아니었어." 그 말에 시로타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다음에 이어집니다.

 

Spide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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