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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담

이노우에 히로미의 일본기담 중 추녀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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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우에 히로미의 일본 기담 중에서 추녀의 복수 편입니다. 일본은 기이한 이야기가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특이한 나라입니다. 오랜 무법지대였던 턱에 힘없이 죽어간 죄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까요. 일보에는 촛불을 들고 이묘한 이야기를 나누는 풍습이 있습니다. 백물어, 일본어로 '햐쿠모노가타리'라고 부른답니다. 자, 우리도 촛불을 들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1. 들어가기 전 배경

혼란스러웠던 전국 시대는 결국 도쿠가와 이에아쓰에 의해 마무리됩니다. 이후 수도를 에도로 천도하면서 혼란스럽고 무법이었던 시절은 평화의 시절로 바뀌게 됩니다. 특히 죠닌이라는 상공업자가 성장하게 되는데요. 이 이야기는 바로 평화로웠던 겐코쿠 시대 (5대 쇼군) 에도에서 벌어졌던 기이한 이야기 '추녀의 복수'입니다.

 

 

2. 무사 다미야 마타자에몬의 딸 오이와

 

이노우에 히로미 추녀의 복수
이노우에 히로미의 추녀의 복수

 

 

은퇴가 다가온 무사 다미야 마타자에몬의 걱정거리는 외동딸 오이와였다. 어렸을 적에는 예뻤던 얼굴이 천연두를 앓고 나더니 곰보가 되어 버렸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쇠약해져 가자 불안해진 그는 딸에게 혼처를 구해주고자 백방으로 노력했다.

 

어느 날 이웃 마을에 별다른 직업 없이 중매를 서 주는 일로 먹고사는 남자가 찾아와 병석에 누운 다미야에게 말했다.

 

"데릴사위를 구하신다지요?"

 

"그렇네, 하지만 아무도 나서질 않는군." 다미야는 말했다.

 

"혹시 조금만 눈높이만 낮춰주신다면 적당한 사람이 있는데.."라고 말하는 남자.

 

"그래 주면 나야 고맙지."

 

"그럼 이 자는 어떠신지요? 30대 초반의 로닌 (떠돌이 사무라이)인데 인품도 훌륭합니다."

 

다미야는 실망했다. 로닌이란 모시는 주군이 없어 전국을 떠도는 놈이다. 신분제 사회에서 천하디 천한 자가 아닌가.

 

"어차피 데릴사위를 구하는 건데 신분이 낮은 자가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다미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오이와의 혼례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며칠 후 중매쟁이는 그 남자를 데려왔고 딸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다미야는 아내와 둘이 사위가 될 청년을 모게 되었다. 훤칠하고 좋은 풍채로 아내는 만족해했지만 자신은 도무지 정이 가지 않았다.

 

 

 


3. 로닌 이에몬과의 혼인

예정대로 8월에 혼례를 치르게 되었고, 사위가 된 이에몬은 아내의 얼굴을 처음 보게 되었다. 술을 마시기 위해 얼굴의 천을 들어 올리는 순간 그는 '헉'했다.

 

"어쩐지 올 적마다 아프다고 얼굴을 보여주지 않더니만..."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타미야가의 상속자 자리를 포기해야만 가능하다. 이에몬은 장인과 장모가 죽기만을 기다리게 되었고 그의 소원은 얼마 되지 않아 이루어졌다. 장인은 1년 후에 죽었고 장모는 그 뒤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죽었다.

 

그날 이후부터 이에몬의 방탕한 생활은 시작되었다. 무사로서의 생활도 게을러지고 장인에서 물려받은 관직도 소홀히 하게 되었다. 게이샤에 집에서 살다시피 하고 집의 모든 것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아내 오이와는 무사 집안의 자녀답게 참고 남편에게 간청했지만 무시만 당할 뿐이었다.

 

집안은 기울어가고 가진 것은 없는 신세가 되자, 이제 남은 것은 장인어른이 물려준 관직으로 받는 봉록이 전부였다.

 

이에몬과 죽이 맞아 어울리는 무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중 이토 기에몬이 있었다. 다미야와 동갑이었지만 술과 여자에 미쳐 나이에 관계없이 어린 자들과 사귀는 말종이었다.

 

며칠 후 기베는 오이와를 찾아왔다. 급한 일이라면서 "영주님께서 이에몬의 근태가 좋지 않다고 파면시킨다고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이 일보다 더 큰일은 없을 것이다. 아버지의 명예와 집이 망하게 생긴 것이다.

 

도와 달라는 오이와에게 기베는 "그럼, 잠시 떨어져 있으면 어떻겠소. 부인이 이혼장을 쓰면 남편의 봉직은 그대로 유지될 거고 내가 시기를 봐서 다시 만나게 해 드리리다."라고 꼬였다.

 

어쩔 수 없이 이혼장을 쓰고 짐을 챙겨 기베의 소개로 어느 집의 하녀로 들어가게 되었다. 넉넉하지만 못했으나 무사 집안의 딸로서는 이보다 더 개망신은 없었지만 기베의 말을 믿고 남편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버티고 있었다.

 

이에몬은 대놓고 집에 게이샤를 들이다 결국인 기베의 첩과 맞아 아이도 몇 명 남아 눌러앉아 살게 되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오이와에게 떠돌이 상인이 말했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까? 기베의 첩하고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에몬의 방탕한 생활을 한 건 당신이 이혼장을 쓰게 하려고 기베와 꾸민 일입니다."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지만 더 심한 건 분노와 치욕, 좌절감이었다.

 

"내, 이에몬과 이토 기베 이 두 놈과 일가를 가만두지 않겠다."며 울부짖었다.

 


4. 오이와의 복수

 

이노우에 히로미의 추녀의 복수 2
이노우에 히로미의 추녀의 복수

 

이제 40대로 들어선 이에몬 재잘거리는 아이들과 아내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로닌 시절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었다.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데 이상한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이상해서 두리번거리던 이에몬의 눈에 부엌 문이 바람에 부르르 떨리는 모습이 들어왔다. 귓가에는 괴기스러운 소리가 났다.

 

"비겁하게 숨지 말고 얼굴을 보여라!"

 

마침 아빠와 놀던 막내딸이 놀라서 혼절했고, 즉시 의원에게 갔지만 이미 죽은 후였다.

 

"틀림없이 그녀였어." 이에몬은 홀린 듯 혼잣말을 했다.

 

얽은 얼굴에 찌그러진 눈두덩이, 오이와가 틀림없었다. 

 

"당신,, 당신 뒤에 여자가 있어요. 이름을 부르고 있어,, 요. 지금." 죽은 아이 옆에서 오열하고 있던 아내가 소리를 치며 뒤로 넘어졌다.

 

이에몬은 지리고 말았다.

 

그 후 아내 오하나와 아들이 시름시름 앓다 오하나가 먼저 가고 아들이 뒤를 쫓아가니 줄초상이 나버렸다.

 

그의 아내는 죽을 때 "자신의 목을 조른다"며 고성을 지르다 눈을 뜬 채로 죽었다. 

 

이토 기베가 찾아와 위로했다. "오이와가 모노노케(원령인 귀신)가 되어 버린 거야." 제사를 지내 달래라는 충고를 하고 그는 갔다.

 

 

장례식을 마친 후 이에몬은 큰딸을 혼인시키고 데릴사위를 데려왔다. 죽은 장인처럼 사위에게 자리를 물려주고자 한 것이었다.

 

그 후 더 이상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한숨 돌린 이에몬은 비가 많이 오는 여름날 지붕에 올라가 부서진 곳을 고치고 있었다.

 

"이에몬, 제가 왔어요."

 

겁에 질린 그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주위를 돌아보았지만 흐린 하늘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와, 나오라고!"

 

갑자기 구름을 뚫고 물에 빠진 모습으로 오이와가 나타났다. 파랗게 질린 고통스러운 얼굴에 양손에는 쥐어뜯은 머리카락이 뭉덜거리고 있었고 입에는 피를 흘리고 있었다.

 

큰 소리는 쳤지만 막상 그 모습에 겁을 먹고 지붕에서 뛰어내리다 밑에 있던 물건에 치여 병신이 되고 얼마 후에 헛소리를 하며 죽어버렸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가업을 물려받은 사위와 큰 딸은 집에 여자가 있다고 난리를 치고 난 후 큰 딸은 미쳐 버렸고 사위는 사고로 죽었다.

 

그 후 복수는 기베에게 닥치게 되고 한 명씩 비명사를 하게 된다. 사람들은 오이와의 저주라고 수군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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