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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담

일본 기담 중 귀 없는 비파 명인 (1)

by SpiderM 202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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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없는 비파 명인'편입니다. 천황이 다스리던 일본은 12세기에 접어들면서 무사들이 전면에 등장합니다. 사무라이라고 불린 이들은 처음에는 정권 다툼에 이용되었지만 차츰 힘을 길러 직접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무사 집단 중 헤이케 일족이라고 불리었던 타이라 가문과 겐지 일족이라고 불린 미나모토 가문이 자웅을 겨루게 되었습니다. 양쪽의 싸움은 1185년, 오늘날의 규슈와 혼슈 사이의 시모노세키 해협에서 벌어진 단노우라 해전에서 미나모토 가문이 승리하면서 끝이 났습니다.  패배한 타이라 가문의 일족은 모두 물에 뛰어들어 자살했는데, 그중에는 타이라 가문에 의해 옹립된 어린 안토쿠 천왕도 있었습니다. 이곳 타이라 가문이 자살한 곳에서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잡히는 게의 등 껍질에는 고통과 원망에 가득 찬 사람의 얼굴 모양이라서 '헤이케의 게'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안노우라 해전에서 죽은 헤이케 일족이 사라진 지 약 700년 후 벌어진 이상한 이야기입니다.

 

헤이케의-게
헤이케의 게

 

단노우라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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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케 측에서 능력이 부족한 당주 다이라노 무네모리(平宗盛)를 대신해 군을 이끌었던 다이라노 도모모리

 

해전을 승리로 이끈 겐지군의 사령관 미나모토노 요시쓰네(源義経) 미나모토노 요시츠네

 

이제 사실을 근거로 생겨난 기이한 전설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제목은 '귀 없는 비파 명인'입니다.


 

1. 비파명인 호이치

 

"바다에 빠져 죽은 타이라 일족과 안토쿠 천황의 원령 때문인지 단노우라 앞바다에서는 유독 조난사고가 많고 이상한 일들이 많았지.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영혼을 달래기 위해 무덤을 만들어 주고 언덕에 작은 절을 세웠지. 그게 바로 우리 아미다지란다." 주지 스님이 호이치를 보며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 절이 생긴 후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나요?" 호이치는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많이 줄었어. 하지만 전투가 벌어졌던 3월 24일이 되면 단노우라 앞바다가 온통 울음소리로 뒤덮이지. 아직 원한이 가시지 않은 거지."

 

"자네도 조심하게나. 언제 자네를 홀려버릴지 모르잖나." 스님이 말을 마쳤다.

 

"저같이 천한 장님에게 무슨 일이야 생기겠습니까?" 호이치가 말했다.

 

"대신 비파소리는 전국 최고가 아닌가? 특히 <헤이케 모노가타리 (헤이케 일족의 번영과 몰락을 노래한 작품으로 비파로 연주하면서 불렀다)에는 따를 자가 없다고 들었네만."

 

 

헤이케모노가타리

일본 의 고전 모노가타리 . 카타리(語)면 카타리지 모노가타리(物語)는 뭐냐는 질문이 가끔 있는데, 일본어의 모노

namu.wiki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던 호이치는 생계를 잇기 위해 악기를 연주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비파의 소리가 뛰어났다. 부모님을 여의고 호이치를  특별히 초대해서 절에서 머물게 했던 주지스님은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2. 주군의 명으로 너를 데리러 왔다.

 

어느 날 법회를 열기 위해 주지 스님이 절을 떠나 있게 되었고 호이치 혼자 남게 되었다. 혼자서 비파를 뜯다 밤이 깊어 방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려고 할 때였다.

 

방문이 열리더니 발자국 소리와 더불어 금속성의 찰락 거림이 들렸다. 하지만 호이치는 주지 스님이 돌아오신 거라고 생각하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돌리고 무릎을 꿇었다.

 

"네가 비파를 켜는 호이치냐?"

 

"네, 그렇습니다만 뉘신지요?"

 

"주군의 명으로 너를 데리러 왔다."

 

주군을 모시는 사무라이의 명을 거절하는 것은 목이 잘려도 하소연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소인은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옵니다."

 

"알고 있다. 내 손을 잡고 따라오너라. 주군이 여시는 연회가 끝나기 전에 가야만 한다."

 

아무리 맹인이지만 절을 지형은 다 알고 있던 그는 낯선 곳으로 끌려갔다. 움직일 때마다 철컥철컥하는 금속음이 계속 귀를 울렸다.

 

전란이 끝난 후라 사무라이라고 하더라도 갑주가 아닌 하오리에 하카마를 입고 신은 게다를 신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이상하게 여겼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오리 (윗옷)

 

하카마(하의)

 게다

 


 

3. 호이치를 데려왔으니 어서 문을 열어라!

 

문 앞에 선 사무라이

 

사무라이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오이치가 들어 본 문의 문의 소리 중 가장 육중하고 큰 소리로 들린 곳을 지나고 간드러진 여인의 목소리와 샤미센의 연주 소리가 들렸다. 떠들썩한 잔치가 한참인 것 같았다.

 

한쪽 무릎을 땅에 꿇는 소리가 '쿵'하고 들렸다.

 

"분부하신 대로 비파의 명인 호이치를 대령하였사옵니다."

 

"이 근처에 왔다가 단노우라를 보고서는 참을 수 없어 연회를 열어 비파소리를 듣고 싶었네. 그런데 우리는 비파를 연주하는 자가 없어 알아보니 자네가 유명하더군."

 

"자네의 <헤이케 모노카타리>를 들려주지 않겠나? 내 큰 상을 내리겠다."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지고 오이치가 물었다. "<헤이케 모노카타리>는 너무 길어 하루에 연주할 수 없습니다. 어는 부분을 연주하오리까?"

 

"단노우라에서 헤이케 일족이 최후를 맞이하는 부분을 해 주게나."

 

싸움이 기울어지자 다이라노 도모모리가 작은 배를 타고
천황이 머물던 있던 당선으로 건너왔도다.
그리고 비통한 목소리로 우리 세상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이제 아무 쓸모없는 것들은 모두 바다에
던져버리자고 하셨다.
천황을 모시던 시녀들이 싸움이
어찌 되었냐고 묻자 도모모리는 헛웃음을 지으며
이제 곧 관동 사내들을 볼 것이라고 했다. (겐지일족)
싸움이 기울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니이노아마(헤이케 일족의 우두머리 타이라 기요모리의 아내)는
검은색 겉옷에
명주 바지 차림으로 삼종의 신기를
품으셨도다.

 

 

애절한 비파 소리에 호이치의 음색이 더해지고 노래는 드디어 헤이케 일족이 모두 물에 뛰어드는 장면까지 이르러자 모두 목놓아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노래가 끝나고 주군은 말했다.

 

"나는 여기에서 6일을 머물다 갈 것이다. 매일 저녁마다 여기서 <헤이케의 모노가타리>를 들려달라. 마지막 날에 너에게 큰 상을 내릴 것이다. 단, 오늘 일과 우리가 여기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밖에 꺼내서는 안 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호이치는 코가 다다미에 닿을 듯이 큰절을 올리고 손을 더듬어 아까 자신을 데려왔던 사내의 손을 잡고 다시 절로 돌아왔다.

 

연주가 끝나면 원래 지치기 마련이건만 오늘은 쓰러질 것 같았다. 법사를 마치고 새벽에 돌아온 주지 스님은 호이치가 늦게까지 잠을 자자 걱정이 왜서 방으로 들어왔다.

 

다음에 마지막 회가 이어지겠습니다.

 

Spide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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