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하루키 11

무라카미 하루키의 양을 쫓는 모험 (상) - 2/10

1970년 11월 25일의 그 기묘했던 오후를, 나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세찬 비에 떨어진 은행잎이, 잡목림 사이로 난 오솔길을 말라버린 시내처럼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양을 쫓는 모험 나와 그녀는 두 손을 코트 주머니에 집어넣은 채, 그 길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낙엽을 밟는 두 사람의 발소리와 날카로운 새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 거야?"라고 그녀가 갑자기 내게 물었다. "별거 아니야"라고 나는 말했다. 그녀는 조금 앞질러 가다 길가에 주저앉아 담배를 피웠다. 나도 그 옆에 나란히 앉았다. "항상 기분 나쁜 꿈을 꾸는 거야?" "자주 그래. 대개는 자동판매기에서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는꿈이지만 말이야." 그녀는 웃으며 내 무릎에..

일본기담 2024.04.23

무라카미 하루키: 양을 쫓는 모험 줄거리 (상) - 1/10

수요일 오후의 피크닉 신문을 보고 우연히 그녀의 죽음을 알게 된 친구가 전화로 내게 그 소식을 알려주었다. 그가 천천히 읽어준 조간신문의 일단 기사는 꽤 평범한 내용이었다. 대학을 갓 나온 풋내기 기자가연습 삼아 쓴 것 같은 서툰 문장이었다. 몇 월 며칠, 어딘가의 길모퉁이에서 누군가가 운전하는 트럭에 사람이 치였다. 그 사고를 낸 누군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 중이다. 그 친구가 읽어준 기사는 잡지의 속표지에 실려 있는 짧은 시처럼 들리기도 했다. "장례식은 어디서 할 것 같아?" 하고 나는 물어보았다. "글쎄, 모르지”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도대체 그 애한테 집 같은 게 있었을까?" 물론 그녀에게도 집은 있었다. 나는 그날 당장 경찰에 전화를 걸어 그녀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에..

일본기담 2024.04.21

<우연 여행자> 줄거리,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집-도쿄 기담집 중

나 무라카미는 이 글의 필자다. 이 이야기는 거의 다 삼인칭으로 서술되었지만, 첫머리에 화자가 먼저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옛날식 연극처럼 커튼 앞에 나서서 몇 마디 해설을 하고 인사한 다음에 물러날 것이다. 아주 잠깐이면 끝날 테니 잠시만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 왜 내가 여기에 얼굴을 내밀었는가 하면, 과거에 내 신상에 일어났던 몇 가지 '신기한 일'에 대해 직접 말해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종류의 일들이 내 인생에서는 자주 일어났다. 어떤 것은 의미를 가진 사건이었고 내 삶의 존재 방식에 적잖이 변화를 몰고 오기도 했다. 또 어떤 것은 별 볼일 없는 소소한 사건이어서 그것에 의해 내 인생이 딱히 영향을 받는 일은 없었다...... 아마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일본기담 2024.04.08

시나가와 원숭이, 도쿄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

이름을 훔치는 시나가와 원숭이를 검거하다 방 안쪽에 또 하나의 문이 있고 사쿠라다가 그 문을 열었다. 그리고 벽에 붙은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켰다. 안을 한 바퀴 점검하더니 이쪽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 없습니다. 들어오세요." 우선 사카키 과장이 들어가고 그다음에 사카키 데쓰코, 그리고마지막으로 미즈키가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창고 같은 곳이었다.가구는 없었다. 다만 작은 의자가 하나 있고 그 의자에 원숭이 한마리가 앉아 있었다. 원숭이 치고는 상당히 몸집이 큰 편일 것이다. 성인이 된 인간보다는 작지만 초등학생보다는 크다. 털은 보통 일본원숭이보다 약간 긴 것 같고 군데군데 회색 털이 섞여 있었다. 나이는 잘 모르겠으나 그리 어리지는 않은 것 같았다. 원숭이는 앞다리와 뒷다리가 목제의자에 가느다..

일본기담 2024.04.08

무라카미 하루미 <중국행 슬로보트> : 캥거루 통신 줄거리 2편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 실려있는 단편집 중 2편입니다. 1편을 안 보신 분은 읽고 오셔야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 캥거루 통신 2편 이집트의 모래 사내라고, 알아요? 흠, 그러니까, 이집트의 모래 사내는 원래 이집트 왕자로 태어났어요. 아주 오랜 옛날, 피라미드니 스핑크스니 하던 시대의 얘기입니다. 그런데 얼굴이 아주 못생겨서 정말로 엄청 못생겼어요-왕에게 미움을 받아 깊은 정글 속에 버려져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결국 늑대인지 원숭이인지가 키워줘서 살아남아요. 흔한 얘기죠. 그리고 무슨 영문인지 모래 사내가 되어버려요. 모래 사내는 말이죠, 손에 닿는 것을 모조리 모래로 바꿔버립니다. 산들바람은 모래먼지가 되고, 시냇물은 모래가 되어 흐르고, 초원은 사막이 돼요. 이게 모..

일본기담 2024.04.02

캥거루 통신 줄거리- 1편: 중국행 슬로보트 -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

오늘의 책은 1편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의 7개 단편 중 4번째 이야기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 중국행 슬로보트 - 캥거루 통신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노는 날이라, 아침에 근처 동물원으로 캥거루를 보러다녀왔어요. 그리 큰 동물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릴라에서 코끼리까지 웬만한 동물은 대충 다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라마라든가 개미핥기의 팬이라면 이 동물원에는 오지 않는 게좋겠지요. 여기에는 라마도 개미핥기도 없어요. 임팔라도 하이에나도 없습니다. 표범도 없고요. 대신 캥거루가 네 마리 있습니다. 한 마리는 새끼고 겨우 두 달 전에 태어났어요. 그리고 수컷한 마리에 암컷 두 마리. 대체 어떤 식으로 구성된 가족인지 나는 전혀 짐작도 가지 않더군요. 캥거루를 볼 때마다 과연 캥거루로 산다는 건 어떤 ..

일본기담 2024.04.02

스푸트니크의 연인 줄거리 - 무라카미 하루키 리뷰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스푸트니크의 연인"은 인간의 고독과 소외, 그리고 사랑과 상실을 다룬 소설입니다. 이 이야기는 세 인물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각자의 내면세계와 감정의 교류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스미레와 뮤 주인공인 '나'는 소설가 지망생인 스미레에게 마음을 빼앗겼지만, 스미레는 뮤라는 중년의 기혼 여성 (소설에서는 한국어를 못하는 재일동포로 묘사됩니다)에게 끌립니다. 스미레와 뮤의 관계는 동성애적 사랑으로 발전하며, 이로 인해 '나'는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그녀는 뮤와의 관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면서 자신의 글쓰기에 영감을 얻으려 하고, '나'는 스미레의 사랑과 창작 활동을 지켜보며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려 애씁니다. 소설은 스미레가 뮤와 함께 그리스의 외딴 섬으로 여행을 ..

일본기담 2024.03.27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줄거리 리뷰

1Q84와 두 개의 달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는 1984년과 다른 세계인 '1Q84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이야기는 두 주인공, 아오마메와 덴고의 관점에서 전개됩니다. 소설의 배경은 1984년 도쿄이며, 두 주인공 아오마메와 덴고는 어려서부터 특이한 삶을 살다 같은 학교에서 만나 사귀는 중 헤어진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가 이상한 사건들을 겪으며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입니다. 아오마메는 스포츠 센터 강사이자 비밀 킬러로, 어둠의 세력인 노부인의 수하로 사회의 나쁜 사람들을 제거하는 일을 하는데 대상은 '여성을 학대하는 남성'입니다. 노부인의 지시로 대상을 제거하려 가던 어느 날,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자, 그녀는 비상계단을 이용해 내려가 약속을 지킵니다. 이 순간부터 그녀..

일본기담 2024.03.25

하루키 <국경의남쪽, 태양의서쪽>줄거리 요약 독후감

무라키미 하루키의 성장소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주인공 하지메의 내면 세계와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하지메의 어린 시절 친구인 시마모토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중년이 되어 겪는 갈등과 회한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1장. 외동들의 만남 하지메는 외동아이로서의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다가 같은 반 친구인 시마모토를 만나게 되고, 둘은 금세 친밀한 사이로 발전합니다. 시마모토는 하지메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며, 두 사람 사이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유대감이 형성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됩니다. 2장. 젊은 날의 초상 이즈미와의 관계는 하지메에게 첫 사랑이자 젊은 날의 깊은 감정을..

일본기담 2024.03.24

무라카미 하루키 빵가게를 다시 습격하다 리뷰

무라카미 하루키의 빵가게를 다시 습격하다입니다. 2개의 스토리로 이루어져 있는 하루키의 '빵가게를 습격하다'의 두 번째 이야기 '빵가게를 다시 습격하다'의 원제목은 '빵가게의 재습격'입니다. 조금은 코믹하고 신선하다 못해 거의 하루키 글 맞아 할 정도로 놀라게 하는 글입니다. 주인공 나는 얼마 전 결혼했다. 법대를 졸업하고 법률 사무소에 나가고 있고, 집사람은 디자인 학원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 아직 서로의 음식에 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다. 냉장고를 열어보면 버터나 맥주캔 , 양배추 등 이런 것들이 몇개 굴러다니고 있다. 배고파 죽겠다. 6시 쯤 밥을 먹으면 9시나 10시에 잠을 잔다. 그런데 오늘은 배가 너무 고프다. 과거 내 파트너와 최초로 빵가게를 습격한 후 정신을 차린 후 학교로 복학해 ..

일본기담 2024.03.15